나의 이야기

[스크랩] 변심이전...松命

송명 2012. 4. 22. 00:18

 

   이소설은 일본 강점기때 민초들의 삶의 애환을 그린 한토막의 소설입니다.

 

   때는 바야흐로 1945년 광복절 아침! 

   온세상은 환희의 광란으로 들끊던 시절!

   거리마다 태극기 물결과 환호성!!!

 

   국민들의 들뜬 그야말로 일제 치하에서 해방되고

   자유을 갈망하던 국민들의 절규에 가까운 외침!

 

   한편, 어느 마을  동네마을 회관에서 친일파을 몰아 내라고  동네사람들이 웅성되고

   있었다. 동네에서  한동안 세력을 잡고 동네사람들을 괴롭히던 친일파 한사람이 끌려

   나오고 있었다. 

 

   그때 많은 사람들 속에서 큰소리로 외치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다름 아닌

   이 동네에서 잔뼈가 굵은 청년이요, 마을에서 유망한 사람인데, 친일파 노릇을 한

   당시 구장을 보던 철기와는 가장 사이가 나쁜  창민이 아닌가.

 

   의아한 동네사람들은 무슨일인가 하고 전부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창민이 말하기를 

   "이사람이 죄는 지었어도 옛말에 말하기를  죄는 미우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하였으니, 어디 이사람이 하고 싶어  하였겠는가

   동네 어른들~~~ 생각해 보세요,  이사람을 죽인다한들  동네에 무슨 이익이

   있겠으며, 달라 질 것이 무엇이 있겠느냐,  이사람을 용서해 주고, 동네를 위하여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줍시다" 하고

 

   동네 사람들에게 열변을 토하고 가까스로 그 사람을 죽음에서 구출하고 집으로

   돌려보냈다. 일본의 앞잡이 노릇을 한 철기는 더 이상 동네에 살 수가 없어서

   서울로 도망가다시피 떠나고 말았다.

 

 

   이야기는 다시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

   철기와 창민은 한 동네에서 태어나 나이는 철기가 두살 위인 같은 집안에서 

   육촌이라는 형제로 태여났다.

 

   어려서 부터 두사람은 친하게 성장하여 각자 가정을 꾸리면서 나름대로 

   재미있게 살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철기가 동네 구장을 보기 시작하면서 둘사이는 틈이 생기게 되었다. 

   동네 구장을 보게된 철기는 면사무소에서 나오는  구호물자며, 동네에 나오는 모든

   배급 등 일체를 자기 독단적으로 처리하고, 자기 배불리기에 분주했다.

 

   한편, 창민은 사람이 달라져가는 제종 형을 바라보면서 그러지 말라고 말려도 보고, 

   동네를 위하여 일하라고 충고도 하였지만 소용이 없었다.

 

   할 수 없이 창민은 철기가 하는일에 보기만 할 수 없어서 그때 창민은 반장을 보고

   있던터라 두사람은 서로 다투는 일이 많았다.

 

   한사람은 자기 잇속만 챙기고, 또 한사람은 그것을 밝히기를  수십번 두사람의 사이는

   급속도로 나빠지고, 가까워 질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급기야 철기는 눈에 가시같은 창민을 죽이기로 작정하고 일본 징용차출 명단을

   작성하고, 창민을 일본으로 보내기로 면장과 내통하여 징용명단에 넣었던 것이다.

 

   그 당시 징용이라는 명분으로 우리국민들을 동남아 전쟁터로 보내는 제도가

   있었던 것이다.

 

   일본은 전쟁 막바지로 중국을 점령하고, 지금의 베트남까지 침략하고, 낭양군도라는

   지금의 필리핀까지 빼앗으려고, 전쟁을 하고 있던터라, 창민은 어느 명이라 거역하겠는가

   억울하지만 할 수 없이 가족과 이별을하고, 부산으로 떠날 수 밖에 없었다.

 

   가족은 노부모님 슬하에 딸하나에 아들 하나를 두고 있었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기면서 다시 못 올길이 될지도 모르는  길을 떠났던 것이다.

 

   면사무소 직원의 안내를 받아 꼬박 이틀을 걸었다.

   내일이면 영주에서 기차을 타고 부산으로 출발할 기차가 준비되어있다고 한다.

   낮에도 밤에도 걸었다.

   그때는 지금처럼 길이 좋지않아 험한 산길을 넘어야만 되었다.

 

   창민은 생각하기를 도저히 갈 수 없다, 기차를 타기만하면 탈출할 기회는 없다,

   기회는 오늘 뿐이다, 생각하고 밤이 깊어 지기만 기다렸다.

   자정이 훨씬 넘은 시간 대변을 보는 핑계로 산으로 올라 도망을 시작했다.

 

   혈기왕성한 때라, 쫒아오는 놈이 있으면 그냥 놔두질 않겠다고 다짐하며 산정상으로

   도망했다, 다행히 쫒아오는 사람은 없었다.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면서 그저 북쪽으로 걸었다.

   낮에는 산에서 숨어자고 밤이면 걸어서 오다가 닥치는대로 과일이며, 무엇이던지

   훔쳐 먹으며, 고향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때 모습은 거지중에 상거지였다.

   삼사일후 고향에 도착하였으나, 집으로 들어 갈 수가 없었다.

   낮에는 산에 숨어있다가 인적이 없는 새벽을 틈타 집에 내려와 가족과 만났다.

   가족들에 놀람도 컸지만 안도에 마음이 더컸다.

 

   매일 식사는 어느산으로 가져오라고 약속하고, 내일은 저산으로, 모래는 어느밭으로,

   잠은 콩밭에서 자고,  내일은 수수밭에서 자고, 동굴에서도 자니 그 고생이 얼마나

   크겠는가, 불안한 마음은 어찌하고, 때가 오면 반드시 내손으로 죽이리라,

 

   이 원수놈을 밤이면 밤마다, 얼마나 뼈에 사무친 원한인가, 옷도 빨아입지 못해

   집에 들어가 옷을 갈어 입고 왔는데, 입었던 옷을 빨아야 되는데, 어디다 말릴것인가,

   생각하던 끝에 어릴때부터 죽마고우로 지내던 친구가 있어 그 집에 말리고 하였는데

   하루는 철기 구장와서 하는 말이 이옷은 분명 창민이 옷인데 어찌하여 여기에

   있느냐고 묻는것을 친구 모친이 우리아들 옷이라고해 간신히 위기를 넘기기도 하였다.

 

   이리저리 숨어서 다닌지 석달, 

   이때 세계 정세는 어떠하였는가, 유엔 연합군이 일본 본토에 원자탄을 투하하여 

   일본천황이 무조건 항복하는 바람에 우리나라도 해방을 맞게되었다.

 

   숨어서 오늘 내일 기다리던 창민이 세상으로 나올 수 있었고, 집으로 돌아온 창민은

   그길로 쫒아가 철기를 죽이려 각오하고, 방을 나서려는데, 연로하신 부모님 말씀이 

   원수는 원수를 낳는 법!, 그 사람을 죽여 봤자 너는 얻는 것이 없으니 참고 집안

   "사람하나 살려라"는 부친의 말을 듣고, 망서리고 있는데, 이웃 친구 모친이 찿아와서

   "착한 끝은 있으니 사람을 살리라"는 말을 듣고, 공회당으로 달려가보니 아니나 다를까

   마을사람들이 몰매로 죽이려는 것을 간신히 말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철기는 더이상 고향에서 살수가 없어 서울로 상경하였으나 농촌에 살던사람이 서울에서

   어찌 살 것인가, 겨우 일년을 버틴 끝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창민은 전보다 더 가깝게 지나고, 잘 보살펴주니 사이는 한층 가깝게 되었고, 철기도

   창민의 일이라면 무슨일이라도 도왔고, 창민도 철기를 재종형으로 대하니 두사람에

   우애는 점점 깊어만 갔다.

 

                                                                                              지은이 송명

 

 

 

출처 : 단양우씨 집의공파 종친회
글쓴이 : 송명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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